2022.09.17 (토)

대한민국의 74년 헌법사

제 74주년 제헌절을 맞아, 헌법의 중요성과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제헌헌법, 국가 헌법의 기틀을 다지다.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이자 기틀을 다진 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제헌헌법이라고 답할 수 있다. 제헌헌법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최초의 국회인 제헌국회에서 제정한 헌법으로, 제 2차 개정헌법 전까지 존재했던 대한민국의 헌법이다.

 제헌헌법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대통령 중심의 정부

 ▷국회 의결로 헌법개정이 가능하다.

 ▷대통령, 부통령 국회에서 선출(1차 중임 허용, 임기 5년)                                   

 ▷대통령은 법률 제안권과 거부권 행사 가능

 

 위의 내용을 쉽게 풀이하면, 먼저 대통령 중심의 정부는 대통령이 국가 최고의 원수라는 뜻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국회에서 선출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과 부통령(지금의 국무총리)를 선출하는 것을 말한다.(간선제) 여기서 1차 중임 허용이란? 대통령과 부통령을 최대 2번까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헌헌법은 현재 대한민국의 헌법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등의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를 다졌다고 볼 수 있다.

 

▲1차 개정 헌법, 이승만 독재의 흑막 시작

 제헌헌법을 만든 제헌국회의 임기는, 원래 국회의원의 임기인 4년이 아니고  2년이었다. 제헌 국회는 이승만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었었지만, 195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승만을 지지하던 의원들이 대거 낙선했다. 당시에는 국회에서 대통령을 뽑았기 때문에,  이승만은 대통령과 부통령의 선출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결국, 헌법을  개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승만을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개헌안은 부결되었다.(※개헌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2/3의 동의가 필요) 이에 이승만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일부 국회의원들을 체포했다.  결국, 약간의 야당들이 개헌안을 받아들이며, 개헌이 통과되었다. 

 

 ▷1차 개정헌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다.

 ▷민의원과 참의원의 양원제 국회

 

 이승만을 반대하는 세력이 많은 국회가 아닌, 국민들에게 직접 신임을 묻겠다는 승부수였다. 즉, 대통령 직선제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또 미국이나 영국의 상원·하원 같은 두 개의 의회를 운영하게 되었다.

 

▲2차 개정 헌법, 역사상 가장 황당한 개헌사건

 헌법개정과 부정선거로 재선에 성공한 이승만은 계속해서 대통령을 하고 싶어 했고,  결국에는 '사사오입'이라는 가장 황당한 개헌을 진행시켰다. 당시 개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했다. 당시 국회의원은 209명이었는데, 이의 2/3은 135.3333333...이므로 이보다 큰 수인 13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는 상식으로 모두가 아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승만 정부에는 상식이 사라졌다. 사람은 소수점으로 존재할 수 없다면서, 소수점의 4이하는 버리고 5 이상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135명이 찬성하면, 2/3 이상 찬성이라는 논리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래서 2차 개헌을 '사사오입 개헌'이라고 불렀다. 개헌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초대 대통령의 한해 중임제한을 철폐한다.

 

 즉,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은 몇 번이든 대통령 선거에 나올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로 인해, 이승만은 다시 대통령 출마의 기회를 얻었다.

 

▲제 3,4차 개정 헌법

 이승만 정부는 영원히 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개헌 이후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4.19 혁명이 일어났다. 결국 1960년 4월 26일, 이승만 정부는 물러나고 장면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이들의 개헌은 다음과 같았다.

 

 ▷헌법 재판소 신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설치

 ▷의원 내각제

 

 위와 같은 내용은 잘못된 개헌과 부정선거가 다시는 우리나라에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 특히 '헌법 재판소'는 국회에서 제정한 법이 잘못된 법이라면 그 법을 폐기시킬 수 있고,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 이를 판단해 탄핵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관이다. 

 

▲제 5,6차 개정 헌법, 겨울공화국의 시작을 열다.

 정권이 바뀐 당시 사회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를 바로잡는다는 명분 아래,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군부에서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국가재건 최고회의'라는 기구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모든 것을 결정했다. 아래는 박정희 정권의 주도 하에 개헌된 5차 개정 헌법이다.

 

 ▷단원제 국회

 ▷중임제 허용

 

 박정희는  양원제 국회를 다시 단원제 국회로 변경했고, 대통령은 최대 2번까지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박정희 역시 독재를 위한 수단으로 개헌을 사용했다.  1969년 다시 한번 개헌을 하는데, 이를 '3선 개헌안'이라고 부른다.

 

 ▷최대 3번까지 대통령 가능

 ▷대통령의 권한 강화

 

 즉 자신의 독재를 위해, 자신이 만든 기존 헌법을 뜯어고친 것이다.

 

▲​​​​​​​제 7차 개정헌법, 겨울공화국의 시대를 열다.

 박정희는 7차 헌법 개정을 통해, 본격적인 독재를 시작했는데, 이를 '유신헌법'이라고부른다. 

 

 ▷대통령 임기 6년으로 연장

 ▷통일주체국민회의 신설

 ▷대통령이 국회의 1/3을 추천 및 법관 임명

 ▷긴급조치 발동가능

 

 겨울공화국이라는 말 그대로 모든 기본권이 사라졌다. 박정희의 지지세력으로 이루어진 꼭두각시 기구, <통일 주체 국민 회의>에서 대통령을 뽑았다. 즉 박정희는 죽을 때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종신독재의 길을 열었다. 또 '긴급조치권'이라는 법이 생겼다. 즉, 대통령이 국가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긴급조치를 발동해 국민의 기본권을 통제할 수 있는 법이다. 이는 박정희 임기 중, 총 9번 발동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같이 무고한 이들을 간첩으로 몰아 사형하기도 했다. 이 시기를 대한민국 헌법의 암흑기라고 한다.

 

▲​​​​​​​제 8차 개정헌법, 신군부의 시대를 열다.

 결국  유신헌법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고,  박정희는 1979년 자신의 안전가옥에서  측근인 김재규(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총을 맞고 사망하게 된다. 이 후, 육사 11기, 12기 출신의 하나회 군인들이 중심이 되어 다시 쿠데타를 일으키고, 전두환이 결국 권력을 잡는다. 전두환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막는다는 명분 하에 다시 한번 개헌을 한다.

 

 ▷대통령 간선제

 ▷7년 단임제

 

 별거 아닌 개헌 같지만, 이는 큰 파장을 불러왔다. 대통령 간선제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반발했고, 직선제로 개헌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두환은 '4.13 호헌조치'를 선포하면서 간선제를 유지하겠다는 말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결국에는 6월 민주 항쟁이라는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했다.

 

제 9차 개정헌법, 새시대를 열다.

 전두환의 후계자로 지목되던 노태우는 6.29 선언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선언했고,  지금의 헌법이 갖춰지게 되었다. 9차 개헌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통령 직선제

 ▷5년 단임제

 

 지금까지 우리나라 헌법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민주주의와 대통령제가 처음으로 시행된 미국에서는 헌법이 거의 고쳐지지 않았다. 그만큼 헌법은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히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많은 지도자들이 자신의 독재를 위해 헌법을 뜯어고쳐 왔다. 이는 민주주의가 성숙되는 과정에서 매우 안 좋은 점이다. 과거의 몇몇 지도자들이 헌법을 함부로 고쳤던 것은 과연 국민을 위해서였을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쓰여 있다. 즉,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우리가 선출한 나라의 일꾼으로써, 국민을 위해 봉사할 의무를 지닌다.

 

 이번 제헌절을 통해, 그리고 이 기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헌법의 역사를 알길 바란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만들고, 아버지 어머니가 지켜온  헌법, 이제는 우리가 잘 지키고 가꾸어 후대에게 넘겨줘야 할 것이다.  ​​​​​​​